내 맘속의 책방

      [수다]에 갈무리함     2008. 7. 2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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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토지문학공원 한쪽 구석에 있던 노랑버스 한 대.

누굴까? 요런 이쁜 생각을 한 사람이.

마당 넓은 집에 이런 버스 한 대 놓아두고 내 책방으로 사용하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본다.

비오는 날 버스 지붕 위로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 들으며 게으르게 누워서 혹은 비스듬이 기대어 앉아 책을 읽는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한 책읽기가 또 있을까?

책을 읽다 지겨우면 운전석에 앉아 행복한 책들을 가득 실은 버스를 타고 여행을 가는 상상을 한다.

바다가 보이는 작은 나무 그늘 언덕에 버스를 세워두고 짭쪼름한 소금기 묻은 손가락에 침붙여 한 장 한 장 책장 넘기며 읽는 소설책,
안개비 내려오는 구름 속 산능선이 바라보이는 작은 마을에 세워둔 버스에서 펼쳐든 시집 속에는 작년 가을 끼워 놓았던 강촌댁 할머니집 굴둑에서 피어오른 하얀 연기가 구수한 냄새를 풍기고 있고...

상상은 상상을 낳고 끝도 없이 펼쳐지는 상상이 이 작은 버스 한 대로 시작 될 수 있다니 얼마나 행복한가.

아쉬움이라면 이런 더운 날씨에 조그만 선풍기라도 서너개 천장에 달아 놓았음 좋았을 텐데...

원주 패랭이꽃 그림책버스.
그 동안 군사 도시로 내 기억에 남아 있던 원주가 이뻐보인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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