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라는 젊은 시인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그가 짧은 삶에 마침표를 찍은 후 발간된 산문집을 통해서였다.
"짧은 여행의 기록"이라는부제가 붙은 “기형도 산문집”은 3박4일간의 여행을 하며 그가 써 놓은 여행기 겸 메모로 시작된다.
그 덕에 기형도는 내게 시인이기 이전에 여행가로서 기억된다. 그가객사한 것마저 여행가의 죽음답다고 여겨지니 말이다. (그는 서울의 한 극장에서 영화를 보던 중 사망하였다.)
기형도를 알 게 된 후, 내게는 여행을 떠나기 전 노트를 한 권 챙겨드는 버릇이 생겼다.
어느 여행에서는 십여 페이지의 긴 글을 쓰기도 하고, 어느 여행에서는한 줄도 적지 못하고 오기도 하지만, 작은 한 권의 노트는 그 어떤 물건보다 더 소중한 내 여행의 필수품이되었다.
오랜만에 집안 정리를 하였다. 켜켜이 쌓아 두었던 책과 노트들……
한 권, 한 권 읽으며 버릴 것과 놓아둘 것들을 가리는 데 예전에써 놓았던 여행글들이 보인다.
너무 흘려 써놓아 어느 글은 내 스스로도 알아보기 어렵고, 어느 글은너무도 유치한 감정의 과잉으로 읽는 낯이 뜨거워지기도 한다.
기형도, 그의 글처럼 깊은 사색의 흔적은 없는 가벼운 감정의 나열들인글이지만 나만의 추억과 성장통이 세세히 묻어나는 글들이라 소중하다.
여행만큼 낯선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행위가 또 있을까?
"짧은 여행의 기록"이라는부제가 붙은 “기형도 산문집”은 3박4일간의 여행을 하며 그가 써 놓은 여행기 겸 메모로 시작된다.
그 덕에 기형도는 내게 시인이기 이전에 여행가로서 기억된다. 그가객사한 것마저 여행가의 죽음답다고 여겨지니 말이다. (그는 서울의 한 극장에서 영화를 보던 중 사망하였다.)
기형도를 알 게 된 후, 내게는 여행을 떠나기 전 노트를 한 권 챙겨드는 버릇이 생겼다.
어느 여행에서는 십여 페이지의 긴 글을 쓰기도 하고, 어느 여행에서는한 줄도 적지 못하고 오기도 하지만, 작은 한 권의 노트는 그 어떤 물건보다 더 소중한 내 여행의 필수품이되었다.
오랜만에 집안 정리를 하였다. 켜켜이 쌓아 두었던 책과 노트들……
한 권, 한 권 읽으며 버릴 것과 놓아둘 것들을 가리는 데 예전에써 놓았던 여행글들이 보인다.
너무 흘려 써놓아 어느 글은 내 스스로도 알아보기 어렵고, 어느 글은너무도 유치한 감정의 과잉으로 읽는 낯이 뜨거워지기도 한다.
기형도, 그의 글처럼 깊은 사색의 흔적은 없는 가벼운 감정의 나열들인글이지만 나만의 추억과 성장통이 세세히 묻어나는 글들이라 소중하다.
여행만큼 낯선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행위가 또 있을까?